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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위기설, 현실이 되다 – 사람들이 극장을 떠난 진짜 이유와 돌파구

한때 주말이면 긴 줄이 늘어섰던 CGV 극장. 하지만 지금은 텅 빈 로비와 줄지 않은 팝콘이 위기를 말해줍니다. 코로나19 이후 관객 수는 회복되지 않았고, OTT와 소비 트렌드 변화 속에 영화관은 점점 사람들의 선택지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관람객 급감의 원인과 함께, 전통 극장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색다른 해법을 모색합니다.


목차

  1. 영화관에 가지 않는 시대 – 텅 빈 CGV의 진짜 얼굴

  2. 코로나가 바꾼 습관,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트렌드

  3. 관객의 마음이 떠난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4. 해결책은 기술이 아니라 '경험'이다

  5. 영화관의 미래는 '복합문화 공간'이 될 수 있을까?


1. 영화관에 가지 않는 시대 – 텅 빈 CGV의 진짜 얼굴

주말 오후, 서울 중심가의 CGV 한 매장을 찾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발 디딜 틈도 없던 시간대였지만, 로비는 놀랄 만큼 한산했습니다. 키오스크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몇몇 사람들만이 조용히 자리를 지킬 뿐이었습니다. 매점 직원조차 손님보다 많아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극장 입구에 영화 포스터를 구경하며 친구나 연인과 대화하는 모습이 흔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보기 힘듭니다. 스크린 앞 긴 줄은 사라지고, 무대 인사도 더 이상 관객을 끌어들이지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 CGV의 현실입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기대했던 영화산업은 2024년 말 기준 여전히 '절반 수준'의 회복에 그치고 있으며, CGV는 매출보다 '운영 지속 여부'를 고민하는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실제로 수도권 일부 CGV 지점은 이미 폐점 수순을 밟았고, 지방 소도시 극장은 관객 수가 일일 100명도 채 되지 않는 날이 빈번해졌습니다. 영화관을 찾는 이유가 줄어들면서 CGV는 단순한 상영 시설이 아닌 '위험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2. 코로나가 바꾼 습관,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트렌드

코로나19는 단지 잠시 영화관을 피하게 만든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집에서 보는 영화가 편하다는 것을 배웠고, 넷플릭스·디즈니+·웨이브 같은 OTT는 이런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습니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TV,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험이 일반화되면서 영화관은 더 이상 '유일한 영상 소비처'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중심이 영상 플랫폼과 쇼츠 콘텐츠로 옮겨가면서, 2시간 동안 조용히 앉아 한 편의 영화에 집중하는 문화 자체가 낯설어졌습니다. 최근에는 15초짜리 클립이나 요약 리뷰 영상으로 영화 전체의 스토리를 대체하려는 시청 습관이 늘고 있으며, 이는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두드러집니다. 요즘 관객은 “영화를 보기 위해 시간을 내기보단, 시간이 남을 때 보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는 영화관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변화이며, 관람문화의 근간이 뒤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관객의 마음이 떠난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입장료도 문제입니다. 서울 기준 15,000원에 가까운 일반 관람 가격은 가족 단위나 연인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여기에 교통비, 간식비까지 더해지면 '한 번의 영화 관람'은 외식보다 비싼 소비가 되어버립니다. 특히 학생, 청년층에게는 이 가격대가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하며, 선택지를 OTT로 돌리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됩니다.

또한, 반복적인 마블 히어로물, 웹툰 기반 판타지 영화 등 차별성 없는 콘텐츠도 관객 이탈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블록버스터 중심의 편향된 개봉작 라인업은 다양한 취향을 가진 관객을 만족시키기 어려우며, 중소 제작사의 영화는 스크린 확보조차 쉽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돈을 내고 보는 것보다, 기다렸다가 집에서 보는 게 낫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결국, 영화관은 '가야 할 이유'를 잃은 셈이며, 이탈한 관객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콘텐츠 다양성과 가격 접근성 개선이 필요합니다.

4. 해결책은 기술이 아니라 '경험'이다

그렇다면 극장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단순히 가격을 낮추거나 포토존을 꾸미는 방식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 영화관에 필요한 건 '기억에 남는 경험'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 시작 전 '감독과의 대화'가 10분간 열리거나, 특정 테마관에서 배우들이 음성 안내를 해주는 특별 상영이 있다면 어떨까요? 또한 영화 상영 후 관객 참여형 리뷰 토크쇼, 혹은 영화 배경을 재현한 실내 체험존이 마련된다면 오히려 입소문을 타고 관람 동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CGV는 한때 '4DX', '스크린X'처럼 기술 혁신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그보다 더 인간적인, 더 감각적인 경험을 설계해야 합니다. 단순한 시청이 아닌, 관람자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감각'을 선사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굳이 시간을 내서 CGV에 가는 이유는 오직 '극장에서만 가능한 감동'뿐입니다. 기술이 아니라 공감, 연결, 몰입이 극장만의 생존 전략이 되어야 합니다.

5. 영화관의 미래는 '복합문화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 극장은 단순한 영화 상영 공간을 넘어, '도심 속 문화 체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일부 CGV 매장은 서점, 북토크, 클래식 공연 등을 결합한 복합 매장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는 단순한 영화 시청보다 '라이프스타일 체험'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어, 다양한 문화 요소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혹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아이들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한 번 가면 반나절 머무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역 연계 콘텐츠, 예술 전시, 로컬 브랜드와의 협업도 새로운 문화 수요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극장의 미래는 스크린이 아니라, 관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맥락'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의 영화관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아니라 도시 생활 속 하나의 쉼터로 재정의되어야 할 때입니다.

마무리하며

CGV의 위기는 단지 숫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의 관심'이 떠났다는 점에서 더 심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관심을 다시 돌릴 수 있는 방법도 분명 존재합니다. 다양한 방식의 상영, 스토리 기반 이벤트, 지역 연계 문화 프로그램까지… 영화관이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특별한 하루'가 될 수 있도록 변화한다면, 다시 사람들은 극장을 찾을 것입니다.

결국 영화관의 본질은 '영화'만이 아닙니다. 사람들과의 연결, 낯선 경험, 예기치 못한 감동—이 모든 것을 복합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입니다. CGV가 다시 사람들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그 해답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